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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씁쓸함 2에 대한 보충(대선의 느슨함)

1.
세번째 이야기는 대선의 느슨함입니다.
 
후보 일정에 대해서는 앞서 이야기했으니 생략하겠습니다.
 
일정의 느슨함과 함께 논의되어야 할 내용은 "당원과 함께 하는 대선"의 부재입니다.
 
김철수 동지가 써 주신 것처럼, 대선 참여 여부에 대한 논의부터 우리에게는 없었습니다. 대선 토론회 날 뒷풀이에서 누군가는 "이미 정해진 것아니냐?"는 질문도 하시더군요. (사실 조금은 과한 표현이라고 생각합니다만) 오창엽 동지의 표현처럼 "당원들의 의견은 무시"되어 왔습니다. 그리고 2007년 대선은 그 정점에 있습니다.
 
많은 것은 지도부의 의지, 역량에 맡겨졌고, 이것을 중심으로 당은 운영되어 왔습니다. 따라서 당원들은 별로 할 것이 없습니다.
 
너무 논리적 비약이라고 생각할지 몰라도 제가 느끼는 정도는 그렇습니다.
 
2.
요즘 유행하는 시쳇말로 "악플보다 무서운 것이 무플(리플이 없는 것)"이라고 합니다. 선거를 앞두고 당 게시판의 조회수는 300회를 넘나들고 있지만, 인터넷 투표를 포함해 현재의 당대표를 뽑고 대선후보를 결정했던 이들이 총 당권자의 40%미만인 500-600명선임을 생각할 때 이에 만족하고 있을 수는 없는 일입니다.
 
앞서 글에서 "사상최대의 꼴지"를 언급했던 것은 당원들만 우리후보를 찍지 않는 최악의 상황이 생길지도 모르는 (정말 기우입니다만) 상황이 걱정되어서 입니다.
 
지난 16대 대선에서 우리는 0.089% 약 2만2천표 정도를 획득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희망사회당 시절 우리는 대대적인 당원 모집을 통해 1만3천명 정도(정확한지 모르겠습니다만 중앙위 발표자료를 보니 대충 이정도 되는 듯합니다.)의 당적을 가진 당원을 갖고 있습니다. 물론 대부분 당의 활동가들을 믿고 그냥 당에 가입한 사람들이지만(소위 말하는 페이퍼 당원이지요), 이유야 어찌했든 이들도 당원입니다.
 
정말 정말 그런 일이 생기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저는 이번 대선에서 최소 득표를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마지노선은 1만3천명(당적을 갖고 있는 당원의 숫자) 득표라고 생각합니다. "당원도 그 당의 후보에게 표를 던지지 않는 상태" 이건 그야 말로 재앙압니다. 이 정도가 되면 선거의 의의나 목표, 득표수 등은 뒷전으로 밀리게 됩니다. 마지노선 밑의 득표는 당의 안좋은 모습을 그대로 나타내는 지표가 될 것이며, 그 후과는 상상을 초월할 수 있습니다.
 
앞서 글에서 밝힌 것처럼 저는 애초에 선거에 관심이 없었습니다. 굳이 밝히라면 선거를 하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하지만 선거를 시작했다면, 특히 선거를 하자고 주장했다면, "반드시" 이 마지노선을 넘어야 합니다. 과거의 낮은 득표율이 아직 사회주의의 정치세력화가 되지 못함을 의미했다면, 이번 선거에서의 낮은 득표율은 우리 자신의 붕괴로 이어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혹자들은 기우, 혹은 지나친 생각이라고 생각할 지 모르겠습니다. 저도 그렇게 믿고 싶습니다. 하지만 최근 당내 대선을 둘러싼 냉기류, 2002년 당시와는 확연히 달라진 조직의 규모 (대학생조직의 변화, 후보선출과정에서의 참여율 등), 이명박 후보의 강세에 따른 사표심리작용, 그리고 얼마전 당 설문조사에서도 들어난 것처럼 당원의 충성도나 당에 대한 자긍심이 민주노동당보다 낮게 나오고 있는 점들을 고려할 때 반드시 기우라고만 치부할 수는 없습니다.
 
앞서 대선토론회에서 저는 우리가 0.089%를 어떻게 뛰어넘을 것인가가 이번 대선의 주요 관건이라고 이야기 한 적이 있습니다. 이에 대한 대답으로 지도부는 3% 득표, 2017년 집권 목표(물론 과정으로서의 집권이라는 단서가 붙기는 했습니다만)와 같은 표현과 계획을 제출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계획에도 불구하고 현 상황은 그리 밝아 보이지 않습니다.  그냥 저의 생각이 기우(혹은 지나친 환상)이기를 바랍니다....
 
3.
마지막으로 조직적 공유에 대해 이야기하겠습니다.
하루에도 몇개씩 당 게시판에는 글이 올라옵니다. 얼마전에는 당간부들을 중심으로 "출석부"까지 만들 정도로 당 게시판의 이용도가 높아졌습니다.
 
그런데 막상 중요한 선거를 앞둔 각종 정보는 당게시판이나 홈페이지에서 찾아볼 수 없습니다.
수없이 많은 당원교양과 선본 교양을 진행하는 것 같으나 자료실에는 몇 개의 속기록이 전부 다입니다. (그나마 모두 "사회적 공화주의란 무엇인가?"라는 내용이지 올해 대선의 주요 내용은 찾아 보기 힘듭니다.)
 
사회경제대안모델을 비롯 기타 정책이 늦게 나오는 것에 대해 당 부대변인인 임세환 동지는 "전략"이라고 이야기를 하는 듯합니다. (정확한 이해인가요?)
 
그러나 저는 이 상황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 지 모르겠습니다.
 
8월말에 후보를 선정하고, 두달이 지났는데 아직도 "준비 중"이면 심각한 상황이 아닌가요? 그리고 그것이 당원들에게 조차 공유되지 않고 있으면 더욱 큰 문제인것 아닌가요?
 
이는 진보대연합과 관련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조직 내부에서 간부들이 어떻게 논의를 하고 있는지 모르겠으나, 진보대연합과 관련한 정보는 진보넷을 비롯한 언론을 통해 접하는 것이 모두입니다. 심지어 첫 미팅이었다는 18일 회의 내용도 1주일이 지난 지금도 아무 곳도 올라와 있지 않습니다.
 
구글로 찾아보니, 프로그레스 21이라는 인터넷 신문과 민노당 서울시당위원장 블로그에
 
   - 더 많은 진보, 민중 세력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4대 조건으로 △ 평화통일 지향 △ 한미FTA 반대 △ 반민주화법 폐지(국가보안법 등) △ 비정규직법 전면 재개정 등의 네가지를 합의했다.
   - 모임은 다음 주부터 새진보연대 사무실에서 매주 목요일마다 정례회의를 갖고 본격적으로 후보단일화 추진을 위한 논의를 시작키로 했다.
 
   - [2007대선승리와 진보정치 도약을 위한 선거연합 연석회의[(약칭 진보정치연석회의)로 회의명칭을 정함
 
이런 내용이 올라와 있을 뿐입니다.
 
회의 내용이 기밀사항인데 인터넷 신문과 민노당 서울시위원장이 임의로 올린 것은 분명 아닌 것 같습니다.(내용으로 보아 기밀은 아닙니다.) 진보대연합 역시 대선후보가 수차례 강조하고, 당에서 특위까지 만들어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내용입니다.
 
사실 진보대연합에 대해 당내 얼마나 공감대가 확산되었는지 역시 주요한 논쟁거리입니다만(그 이야기는 다음에 해야 할 듯합니다.) 그 논쟁을 떠나 주요 정보에 대한 공급은 더 확대되어야 할 듯합니다. 특히 그것이 이후 당의 진로, 진보운동의 진로와 관련된 것이라면 더욱 공개되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