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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잡기장

이규태 코너 국민학교와 중학교 시절 우리집은 조선일보와 동아일보를 모두 보았다. 당시 동아일보는 석간이었기 때문에 아침에는 조선일보가 오후에는 동아일보가 배달되는 식이었다. 동아일보의 코너 중에는 기억이 나는 코너가 없는데, 조선일보는 기억나는 코너나 만화 등이 많다. 그중에서도 가장 압권은 이규태코너였다. 방대한 한국학 지식, 동양과 서양을 오고가는 다양한 이야기들은 이 코너만이 갖고 있는 특징이었고, 무엇인가를 공부하고 익히려면 이렇게 해야한다는 전범이기도 했다. 국민학교때부터 신문을 - 그것도 매일 - 읽게 된 가장 큰 계기가 바로 이규태코너였다. 세로쓰기에 한자가 1/3쯤 섞인 신문을 말이다.(그래서 아직도 새로쓰기로 된 책을 읽는 데 그다지 불편함을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 이 이규태 코너의 저자 이규태씨.. 더보기
잡종견 똘이를 추모함. 처음 이 녀석을 본 건 1989년이었다. 그 이전부터 키우던 '미미'가 4~5마리의 새끼를 놓았다. '미미'는 그 이전에도 몇 차례 새끼를 놓았는데, 이게 두세번째 되었던 것 같다. 이 녀석은 다른 놈들에 비해 가장 약한 녀석이었다. 가장 늦게 태어나기도 했지만, 또래의 새끼들 가운데 몸이 약하다보니 당연히 먹는거나 행동하는 것에서 형제들사이에서 밀리는 놈이었다. 4~5마리의 개를 키우기에 적절치 않았기에 이 녀석은 우리가 키우기로 하고, 이름을 '똘이'라고 지었다. 똘똘하라는 뜻도 있었지만, 개 이름이 그런 것처럼 별뜻없이 지은 이름이었다. 똘이는 형제들 사이에서도 왕따였기 때문에 형제들사이에서 밀리다가 당시에 지하실에 굴러떨어지는 사고를 당해 '허리가 굽은 상태'였고, 그런 경력을 알고 있기에 '좀 .. 더보기
바뀌고 있는 세태, 그리워하는 세태 몇 년쯤 전인가? 한국을 소개해 놓은 여행 책자에서 한국의 문화적 차이에 대해 써 놓은 대목을 본 적 있다. 술잔을 돌린다거나, 남자화장실에 여자청소부가 들어온다거나 등 외국인들이 보기에는 어색한 내용이 쓰여 있었다. 그중에 눈에 띄는 것이 있었는데, 버스에서 가방을 들어준다는 것이었다. 서 있는 사람의 가방을 앉아있는 사람이 들어주기도 하니, 거부감을 느끼지 말라는 것이었다. 순간.. '앗' 하는 생각이 머리를 스치고 간다. '이런게 있었지..' 지금은 사라지고만 풍경. 그 책자는 예전의 이야기를 그냥 싣고 있는 것이었다. 15년전쯤 내가 고등학생일때만 해도 이런 풍경은 종종 있었다. 일상적이라는 것이 더 적절할 것이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이러한 것은 사라졌고, 기억에 따르면 '자리를 양보하지 않고.. 더보기
내셔널지오그래피가 본 20세기초 한국의 모습 몇 개 안되는 취미 중에 옛날 사진보기가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근현대사 사진 보기를 좋아하는데, 글로는 보이지 않는 세밀한 부분들이 보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다리 밑에서 굴러다니는 각종 잡동사니라던가, 사진의 곳곳에서 보이는 (현재까지 남아 있는 유물)은 사진만이 갖고 있는 매력이다. 오늘 다른 일때문에 간 도서관에서 "사진으로 보는 옛 한국 - 은자의 나라"(YBM Sisa 발행)을 보았다. 내셔널지오그래피의 사진을 모은 것인데, 100년전 외국인의 시각으로 우리나라를 다시 살펴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 전략 ..동행한 한국인에게 '저 꼬마가 정말 결혼했나?'하고 물었다.'누구요?' 저 사람말말이요?'하고 그는 그 아이를 손으로 가리켰다. 그 아이는 겨우 11살이었고, 10살짜리 아내가 있다고 .. 더보기
discovery channel dragon : a fantasy made real 오늘은 오랫만에 모든 일정을 펑크내고 쉬는 날이었다... ^^ 그러던 중 본 디스커버리 채널의 Dragon : a fantasy made real 은 얼마전부터 예고편도 나오고 해서 보고 싶었는데 마침 재방송을 해서 보게되었다. 거의 모든 문화권의 전설에 존재한다는 용. 우리나라에는 생소하지만, 디스커버리 채널이나 BBC 에서 간혹 시도하는 픽션 다큐 (대역을 쓴 픽션 형태의 다큐멘타리 - 영상을 구하기 힘든 다큐는 괜히 전문가 멘트만 잔뜩있는 거보다 대역을 쓰는게 낫다^^)로 하는 것이었다. 멸종하지 않고 남은 공룡의 후예 - 용이 15세기까지 루마니아일대에 살아있었고, 그 화석을 발견하는 과학자의 이야기를 매우 실감있게 잘 그리고 있다. (나도 이게 정말 사실이 아닐까를 몇번 되물으며 다큐를 보았다... 더보기
우주비행사와 볼펜, 그리고 연필 1969년 미국의 나사에서 우주비행사를 달에 보내려던 시점에... 볼펜이 우주에서 사용할수 없음을 알아차렸다. (참고로 볼펜은 잉크가 밑으로 내려오는 힘에 의해 볼에 묻혀 쓰는거다.) 무중력 상태인 우주에서는 볼펜을 사용할수 없었다. 그래서 NASA는 10년동안 120만 달러의 막대한 비용을 들여 우주, 물속, 어느장소에서나 쓸수 있는 볼펜을 드디어 개발해 냈다. 대단한 미국인들이다... 그러나 . . . . . . . . 러시아의 우주인들은 "그냥 연필을 쓴다." 한때 인터넷상에서 상당한 인기를 끌던 유머이다. 글의 사실유무를 확인할 수는 없지만, 과학기술을 둘러싼 몇가지 쟁점을 알려주는 글이다. 글을 쓴다는 측면만을 놓고 본다면, 분명 러시아의 판단이 옳았다. 이건 목적지향적인 측면에서의 사고이다. .. 더보기
같은 이메일 주소를 오래쓰면 좋은 점 지금 사용하고 있는 천리안 메일은 사용하지 벌써 14년째이다. 처음 천리안 메일을 사용할 때는 이메일이라는 개념이 아니고 PC 통신 ID였지만, 어찌되었든 14년째 같은 메일을 사용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오랫동안 연락되지 않던 이들이 종종 메일을 통해 연락이 되곤 한다. 얼마전 결혼하다고 연락이 온 대학후배도 4~5년만에 "형 저***예요"하고 메일이 와서 다시 연락이 된 경우고, 오늘 온 대학동문 메일링 리스트도 마찬가지이다. 그러고 보니 핸드폰 번호도 거의 10년을 같은 번호를 쓰고 있다. (내년이면 10년.. ^^) 모든 것이 시시때때로 바뀌지만, 바뀌지 않는 것이 있다는 것은 좋은 듯하다.. 더보기
현실주의자... 평소 내 자신을 현실주의자라고 생각했기에 막연한 원칙보다는 현실에 기반한 판단을 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문득 오늘 핵폐기장 관련 인터뷰를 하면서 운동 속에서 원칙보다 현실속에서의 관계를 선택하고 있는 나의 모습을 발견하고 다시 한번 놀랬다. "원칙적으로 옳은 판단", "논리적으로 합당한 판단" 과 "현실 속에서의 관계" 속에서 후자를 선택하는 모습을 발견한 것이다. 원칙적 판단에서 "민주주의적 싸움에 머물지 않아야 한다", "주민투표를 보이콧해야 한다" 등과 같은 판단이 합당함을 알고 있지만, 실제 움직이는 모습은 "투쟁을 방기할 수 없다.", "현실적 지침이 나오기 어렵다", "이미 취한 태도에 합당한 책임을 져야 한다"와 같은 것들이 더 우선했던 것이다. 순간의 놀라움을 뒤로 한.. 더보기
새로운 사람을 맞아들이기.. 그리고 떠나 보내기... 1. 몇년 전이었다. 모 시민단체 상근자들로부터 "우리는 20대 젊은 피(!)를 빨아먹고 산다"며 자책하는 이야기를 듣고 적지 않은 충격을 받은 적이 있었다. 학교를 막 졸업한 이들의 젊은 피로 혈기 왕성한 조직을 구성하지만, 이들에 대한 뒷받침이 되지 않아 얼마 지나지 않아 이 젊은 피는 "지치고, 비젼을 찾지 못해" 떠나간다는 것이다. 하지만 또 다시 젊은피는 수혈되기 때문에 언제나 활기찬(?) 조직이 된다는 것이다. 자조와 과장이 좀 섞였기 때문에 100% 그대로 받아 들이기는 적절하지 않으나 다른 이들로부터 비슷한 이야기를 종종 들을 수 있었고, 이것을 극복해나가지 않으면 안되겠구나.. 하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2. 얼마전 몇 명의 후배들로부터 각각 "탈당을 고민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얼.. 더보기
10일정도 블로그를 써보고 난 느낌... RSS라는 기술 스펙으로 처음 접한 건 벌써 3~4년쯤 된 것 같다. XML 을 이용해서 간단한 출판을 할 수 있다는 아이디어는 단지 많은 XML 어플리케이션 중 하나였기에 내 큰 관심을 끌지 못했다. 그러던 중 몇몇 업체를 중심으로 블로그가 서비스되고 RSS가 뉴스 싸이트 등에서도 지원되었지만, 역시 블로그에는 별로 흥미가 없었다. 다소 복잡한 듯한 메뉴구조, 일반인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개념들 - 테더 툴에서는 관련 글이라고 번역했지만, 원어 그대로 읽은 트랙백은 일반인들이 접근하기 너무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 그리고 게시판 형식에 익숙해진 습관 등이 모두 블로그로 나아가는 것을 막았던 것이다. 그러던 중 블로그를 만들어야겠구나 하고 생각했던 건, Web 2.0 에 대한 논란때문이었다. 역시 3~4..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