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기억으로 자기기록장치에 처음 내가 데이터라는 것을 만든 것이 1984년, 초등학교 4학년 때였다.
나는 펀치카드 시스템을 배우고 본적은 있지만, 내가 실제로 그것을 활용하여 무언가를 해 본적은 없기 때문에
"자기기록장치" 세대이다. 당시 매체는 카세트테이프였는데, 저렴한 가격에 많은 용량을 넣을 수 있었기에
꽤 괜찮은 매체였다..
다만 시간이 많이 걸리기는 했으나, 마치 아이나 세상에 나오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리듯
프로그램이 로딩(Loading - 요즘도 이런 말을 쓰지만, 너무 빨리 끝나서 로딩이란 느낌이 전해지지 않는다. 당시엔 간단한
게임도 한 10분은 걸렸다..^^)되는데 시간이 걸리는 것은 당연하던 시절이었다.
하여튼.. 자기기록장치의 특징은 자석에 약하고 정전기에 약하고, 물에는 더 할 나위 없이 약하고... 그리고
약간의 실수에 휙~나아가버릴 수 있다는 것이다.
1984년이면 벌써 25년전이지만, 나는 당시의 데이터를 거의 갖고 있지 않다.
내 기억에 가장 오래된 데이터는 1993년 즈음에 만들어진 데이터인데, 그동안 수차례 날릴 위험에도 잘 살아 남아 있는 것이
용할 따름이다. 하지만 정작 필요한 많은 데이터들은 어디로 갔는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있다.
얼마전 사무실 백업 하드디스크를 실수로 날리면서 다시 한번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많은 백업을 해왔지만, 한순간에 날아갈 수 있는 데이터.. 문서는 출력해서 보관할 수 있다지만
그 많은 동영상 자료와 작업해 놓은 파일들은 어찌한단 말인가....
하드디스크의 수명이 10년을 넘기지 못하다는 기사도 있었지만, 참으로 걱정이다.
거액의 복구비를 주고 일부 데이터를 살리기는 했으나, 어떤 것이 지워졌는지 조차 알 수 없는 데이터 더미 앞에서
망연자실...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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