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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환경/생태

50년대 말 두 미국인 과학자의 한국원자력 보고서

"통일벼의 도입은 과학영농의 밑거름"
‘한국현대과학기술사의 문제들’ 심포지엄

한국과학사학회(회장 황상익)와 한국과학기술한림원(원장 정근모)이 주최하는 ‘한국현대과학기술사의 문제들’ 심포지엄이 4일 오후 2시 서울대 호암교수회관 수련 홀에서 황상익 한국과학사학회장을 비롯해 대학교수 3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열렸다.

2005년도 한국과학사학회 학술대회를 기념해 열린 이번 심포지엄에는 60년대 이후 경제개발계획이 한창 진행되는 과정 중에 발생했던 일련의 사건들을 과학사의 측면에서 돌아보는 주제발표들이 주류를 이뤘다.

첫 번째 발표자로 나선 서울대 김태호 박사는 ‘한국의 녹색혁명 되돌아보기: 통일벼의 개발과 보급’을 주제로 통일벼 도입이 가져온 한국농업의 발전과 식량증산에 통일벼가 기여한 역할을 과학사적인 관점에서 재조명했다.

김 박사는 주제발표에서 “통일벼가 국내에 보급될 당시의 국내 식량사정은 쌀의 품질만을 갖고 따질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하고 “만성적인 식량부족으로 인해 수확량을 늘리는 것이 통일벼 도입의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김 박사는 또 “1971년 초 농림부는 IR667-98계열의 수원213-1호 계통을 장려품종으로 결정하고 ‘통일’이라는 명칭을 붙인 것이 통일벼 탄생의 시작이었다”면서 “질소 비료로 인해 적고(赤枯) 현상이 발생하고 낟알이 쉽게 떨어지는 등의 문제점에도 불구, 증산효과는 정부를 만족시킬 수준이었다”고 되짚었다.

김 박사는 결론에서 “통일벼의 진정한 기여는 수확고의 증대 이외에서 찾아야 한다"고 못 박고 ”그것은 첫째, 국내에 새로운 과학적 영농기법의 확산, 둘째, 국내 농학의 발전이다“고 덧붙였다.

이어 발표자로 나선 서울대 김성준 박사는 ‘1950년대 말 두 미국인 과학자의 한국원자력 보고서’라는 주제발표에서 우리 나라의 원자력 도입에 큰 영향을 끼친 ‘조지 호잇 휘플(George Hoyt Whipple)’과 ‘헨리 제이콥 곰버그(Henry Jacob Gomberg)’라는 두 미국인 과학자가 한국을 방문하고 작성한 보고서를 통해 우리 나라 원자력 도입 당시의 현황과 문제점을 재조명했다.

김 박사는 “휘플은 한국에서의 원자력 도입에 매우 낙관적인 전망을 갖고 있었다”고 말하고 “곰버그는 대학과 원자력 사업을 강하게 연관지으려했다”고 말했다.

김 박사는 결론적으로 “한국 정부는 원자력 도입초기에서부터 군사적 이용에 관심이 높았다”며 “반면에 미국 정부는 한국이 원자력을 군사적 목적으로 이용하지 못하도록 처음부터 철저하게 의무와 통제를 수반시켰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대 문만용 박사는 ‘한국과학기술연구소의 설립과 성장:계약연구체제, 절반의 성공’이라는 주제발표에서 “한국과학기술연구소(KIST)가 계약연구체제라는 제도의 도입을 통해 재정자립을 시도한 일은 매우 실험적이었다”고 밝히고 “1978년도에 KIST가 연구의 중심을 대형국책과제로 전환함으로써 이 체제는 근본 목적을 달성하는 데 실패했지만 연구풍토의 쇄신측면에서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고 평가했다.

다음으로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송성수 박사의 ‘1970년대 포항제철의 기술습득’, 고려대 정인경 교수의 ‘은사기념과학관과 국립과학관의 역사적 관계’, 박희주 명지대 교수의 ‘한국의 생명복제 논쟁’, 서울대 강호제 박사의 ‘북한, 대안의 사업체계에 대한 새로운 분석’ 등의 주제발표가 이어졌다.


/조행만 객원기자




2005.04.28 ⓒScience Tim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