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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동사니청소부, 오창엽 님에게 | ||||
제가 "대선이후 당의 방향에 대한 논쟁과 입장(이후 입장)"이란 글을 올린 것이 28일이니 벌써 2주가 지났습니다. 그동안 당원게시판도 생기고 수 많은 "배설"도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그간 2주동안 많은 이들을 만나지는 못했지만, 저와 동고동락을 함께 했던 이들의 생각을 직-간접적으로 들을수 있었습니다. 내일로 다가온 토론회를 앞두고 저의 완결된 이야기를 올리기 전에 "입장"에 대한 의견을 주신 분들에 대해 먼저 이야기를 하는 것이 예의일 것 같아 먼저 글을 씁니다. 추상과 구체의 애매함과 비철학성에 대해 잡동사니청소부님이 지적해주신 "추상과 구체의 철학적 비유가 가진 함정" "구체는 추상의 기술적인 보완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는 지적에 대해 대체로 동의합니다. 사실 "추상:구체", "좌선회:우선회"는 모두 제가 말하고자 했던 바를 정확히 표현하는 단어가 아닙니다. 좌-우 선회라는 말은 사회주의를 풍부히 설명해내는 일체의 행위에 대해 "우경화"라고 비판하는 것에 대해 "그것을 우경화라고 불러도 좋으니, 그렇게 해야한다."는 중의적 표현이었고, "추상:구체"라는 대립은 이러한 좌경적 경향들이 대부분 "추상적인 형태"로만 설명되었던 문제점에 대해 꼬집기 위한 표현이었습니다. 말씀해주신 것처럼 사회주의 선전의 내용을 "기술적인" 측면으로만 국한시키고 "사회주의의 구체화"를 특권화시키는 문제점은 제가 "추상:구체"라는 표현을 선택- 사용하면서 미처 생각하지 못한 표현입니다. 곧 올라오게 될 글에서는 다른 표현을 통해 저의 문제의식을 정리했으니, 문제의식을 중심으로 의미를 이해해주셨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러한 형태의 용어 선택을 잘못하는 편입니다. 용어의 선택보다는 그것의 방향성, 경향에 더 많은 방점을 찍는 편이지요.. 거기서 나오는 오류를 지적해주시니 한편으로 뜨끔했고, 한편으로는 고맙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회당과 민주노동당의 관계 설정에 관해 이 문제는 이번 대선 토론의 주요 주제도 아니고, 다른 쟁점이 많은 관계로 추후에 세부적으로 논의되었으면 하지만, 간단히 제 의견을 밝히면, 저 역시 "민주노동당 = 사민주의" , "사회당 = 사회주의"이란 2분법을 많이 쓰는 사람입니다. 각각의 사민주의와 사회주의가 구체적으로 표방되지는 않았지만, 그간 당의 경향성과 주요 인자들의 생각들을 고려할 때 이미 충분히 밝혀졌거나 곧 밝혀질 경향성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문제와 관련해 저는 정책을 중심으로 "사민주의:사회주의"가 구분되는 것을 강력히 반대합니다. 즉 "민주노동당=사민주의"이고 "사회당=사회주의"이기 때문에 민주노동당과 사회당의 정책이 근본적으로 다른 어떤 것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한 반대입니다. 당의 정치지침과 투쟁방침 그리고 강령 수준의 논의일 수 밖에 없는 이들 논의를 몇 개의 정책만을 갖고 구분지으려는 태도들이 바로 그것입니다. 강령수준의 논의에서 확연히 구분되는 "사민주의:사회주의"대립은 구체적인 정책 수준으로 떨어지게 되면 구분이 없어지는 일들"도" 벌어집니다. 가장 좋은 예는 2000년 총선에서 당시 청년진보당의 핵심 정책이었던 무상의료, 무상교육일 것입니다. 대부분의 유럽 국가들에서 이미 시행하고 있는 정책을 일부 수정한 이들 정책은 청년좌파만이 할 수 있는 "3무정책"이라고 까지 선전되었지만, 2년뒤 민주노동당의 핵심 대선 정책이 되어 돌아왔습니다. 그럼 민주노동당이 사회주의화 된건가요? 아니면 2000년 청년좌파는 알고보면 사민주의자들의 결집체였던 건가요? 정책은 강령과 달리 매우 현실적인 투쟁 슬로건입니다. 한국의 현실적 상황과 구체적인 내용을 언급해야 하는 정책의 특성상 우리 당도 경우에 따라 사민주의적 정책을 발표할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생각이 여기까지 발전하게 되면, 그동안 마음의 문이 닫혀 있던 "제도-법률" 투쟁에 대한 문호가 넓어집니다. 현실 투쟁을 방기한 채 "제도-법률" 개정 투쟁에 매몰을 찬성하는 이들도 없겠지만, 먼발치서 민주노동당의 "상가임차보호법" 제정운동을 부러워하면서 한쪽에선 그것을 "제도-법률"에 한정된 "뿌띠부르조아"를 위한 투쟁이라고 악평하는 선동주의자들을 떨쳐버리기도 해야 합니다. 당의 지도부 교체 문제에 대해 이화숙, 허혜경, 이자영 님의 글을 읽고 받은 첫 느낌은 "못살겠다"였습니다. 그리고 정성훈, 김정식 님의 글을 읽고 받은 느낌은 "갈아보자"였습니다. 기타 나머지 분들의 글까지 읽고 공통점을 찾아본 저의 결론은 "못살겠다 갈아보자"였습니다. 상식수준에서 지도부에 대한 강력한 비판과 대안제출은 지도부교체로 이어지는 것이 보통이기에 저는 당연히 마지막 결론으로 지도부에 대한 불신임이 나올 것이라 믿었습니다. 하지만 토론회를 며칠 앞둔 지금 시점까지 "지도부 불신임안"을 제출하거나 그것을 쟁점으로 삼는 이들이 없는 것으로 보아, 이번 사태는 지도부 불신임까지는 이어지지 않는 "당내 의견 표출"로 마무리될 공산이 큽니다. 하지만 당의 지도부 재구축과 관련해서는 어떠한 형식이든 진행될 것입니다. 그간 당내외에 산적해 있던 많은 "터부"를 없앴기 때문에 과거 인맥-학연을 중심으로 만들어졌던 지도력에는 어떠한 형식이든 타격이 가해졌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문제제기를 한 이들의 강력한 당 지도력 쟁취의지가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에 - 다소 어정쩡할 수 밖게 없는 - 신구지도부의 교체가 이루어 질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오창엽, 박창수 님의 글들을 저를 매우 당황하게 만들었습니다. 이후 밝힐 제 입장 글에서 다시 강조하겠지만, 저는 지도력이 "작문력", "몇가지 실무력"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설사 님들의 의견처럼 부분에 대한 균형적 시각 등 몇몇 실무력이 있다고 할지라도 - 저는 이 부분도 부정합니다 - 그것이 지도력은 아닐 것이기 때문입니다. 당내 지지기반 없이 "인명된 지도력"에 매우 심각한 회의를 갖고 있기에 당내 지지기반도 없고, 이제 본격적으로 당운동에 입문한 저에게 지도부 운운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오히려 현 지도부와 출동노선을 비난했던 많은 이들이 - 그 들은 당 운동에의 헌신에서 훨씬 앞서있고, 오늘날까지 당이 있게 만든 실질적인 인물들입니다. - 그 문제의식을 새로운 지도력 창출로까지 연결시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향후 우리당의 지도력 창출과 민주주의 확대를 위해 매우 중요한 측면이라고 생각합니다. 누구에게 당의 지도력을 맡길 것인가? 당의 운영과 구성은 어떻게 되어야 할 것인가?라는 근본적인 문제가 맞물려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현 지도부의 잘못된 양태에 대해 비판적이지만, 현 지도부의 상황을 이해하려고 옹호하려는 편입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현 지도부의 잘못된 행태를 비판해 왔기에 입장상 동일한 비판세력이 새로운 지도력 창출을 해낼수 있기를 은근히 바라기도 했었습니다. 이러한 측면에서 저는 그동안 당 지도부와 출동을 비난해 왔던 많은 이들을 유심히 지켜볼 생각입니다. 그들의 비판 내용에 거의 대부분을 동의하지만 100%라고 표현하지 않고, 여지를 남겨놓고 저는 저의 이야기를 계속 해 나갈 생각입니다. 안티테제로서의 문제제기가 정테제로서의 지도력으로 승화되는 순간이 제대로된 지도부가 구성되는 순간이기 때문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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