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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을 중심으로 한 단상 정리 - 사람연대 의견모임 발표용




‘나눔’을 중심으로 한 단상 정리 - 사람연대 의견모임 발표용 -
12-17 13:23 | HIT : 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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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을 중심으로 한 단상 정리

- 사람연대 의견모임 발표용 -

2005.12.17.
이헌석

1. 우리의 나눔은 무엇을 위한 나눔일까?

? 앞서 모임에서는 나는 나눔을 ‘사회복지’로만 국한시키는 개념의 한계를 넘어야 한다고 이야기한 적이 있다.

? 이는 단지 개념적인 측면에서의 문제가 아니라, 이후 사람연대 등을 만들기 위한 ‘연대의 폭’과 관련한 문제와 관련되어 있는 문제이기에 매우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 우리 사회의 일반적인 시각에서 볼 때 장애인, 도시 빈민 등을 대상으로 한 ‘나눔’이 일반적인 것은 당연한 일이다. 우리나라 최대의 기부금을 모으고 있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비롯 아름다운 재단, 각종 기업 재단 등이 자신의 모금 활동의 목적으로 ‘사회복지’와 ‘보건복지’의 개념으로 나눔을 설명하고 있다.


? 그러나 사람연대의 원래 원뜻 - 다양한 단체(개인)들이 새로운 운동을 펼치는 전망을 찾아가는 연대체(새로운 조직?) : 아직도 개념이 명확하지는 않아 쓰고 보니 조금은 어색하기는 하다 - 을 생각해 볼 때 나눔을 ‘사회복지’의 개념으로 국한 시키는 것은 기존 운동의 답습에 불과한 것으로 넘어야 할 산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 특히 노동운동이나 환경운동, 기타 다양한 부문운동까지도 포괄하려고 생각한다면, 이들의 운동과 ‘사회복지’로만 연결시키고자하는 시도는 매우 단편적이고 즉자적인 대응으로 우리의 노력이 국한될 우려가 있다. ‘누구나 - 심지어 자본조차도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왜 운동가는 하지 못하는가?’와 같은 ‘당위론’으로 운동을 설명한다면 여기에 따라올 사람은 ‘당위론’에 입각한 극소수에 조직대중에 불과할 것은 당연한 일이다.


? 나는 여기에서 ‘우리의 나눔’을 확대시켰으면 하는 의견을 다시 한번 강력히 낸다.

? 사실 우리가 지금까지 해오던 나눔은 ‘사회적 약자’, ‘자본에 의해 고통받는 이들’과 함께 하고자하는 나눔이었다. 이들을 단지 장애인이나 도시 빈민으로 국한 시킨 것은 무엇보다 우리 역량의 한계였겠지만, 내심 살펴보면 MBC 느낌표를 비롯한 나눔 주류 담론의 영향도 적지 않은 것이었다.(사회당 지역위원장 발언이나 이후 설명할 센터의 경험에서 MBC 느낌표가 빠지지 않는 것은 자신 스스로도 나눔의 주류 담론에 영향을 받았다는 증거이다.)


? 나눔 통해 함께 할 수 있는 이들은 이들에 국한되지 않는다.

? 비정규직 투쟁으로 생계가 어려운 노동자들, 환경피해를 받고 있지만 제대로 된 조사 한 번 못하고 그냥 살고 있는 지역주민들(국내에도 이러한 사례는 종종 있다. 그 밖에 체르노빌 아이들이나 산림벌채로 오갈 때 없는 원주민을 돕는 국외활동은 많다.), 문화적으로 소외받고 있는 (저소득층) 어린 학생들(이와 유사한 활동은 장애인을 중심으로 이전에도 있었다. 그러나 ‘문화’에 방점이냐, ‘사회복지’는 매우 큰 차이이다.)....

? 우리가 접근하고 있는 다양한 운동의 영역으로 볼 때 ‘나눔’은 그야말로 돈이 없어서 못하는 것이지, 한군데 국한 문제는 아닐 것이다.

? 이후 다른 글들을 통해 나눔이외에 ‘사람연대’를 중심으로 우리가 주창(?)했으면 하는 우리의 가치 - 사람연대의 가치일 것이다. -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 보았으면 하며, 센터의 나눔의 경험을 간략히 적어보았으면 한다. (간단히 의미를 밝히면, “사람, 자연, 평화”라고 하는 예전 인연콘서트의 주제로부터 우리의 의미를 다시 확장시켰으면 한다. 종종 “사람”이 갖고 있는 인간중심주의적 가치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는 이들도 있는데(이는 생태주의의 주요한 가치들과 충돌한다.), 이를 포함해서 폭넓게 이야기를 나눠봤으면 한다.)


2. 나눔, 잘 어울리지 않지만 넘어야 할 산 : 청년환경센터의 경험을 중심으로

? (아직 청년환경센터 2005년 평가가 끝나지 않았다. 이 글은 센터의 평가가 아니라, 본인 개인의 경험임을 밝힌다.)

? 올해(2005년) 서울 청년환경센터를 중심으로 ‘나눔’과 ‘생명’을 화두 연중 사업을 기획하였다. 안구 및 시신 기증 서명, ‘시간 나눔’, ‘재정 나눔’ 등 다양한 나눔을 펼치고자 하는 일련의 사업계획을 기획했다.

? 이는 작년부터 인기를 끌던 MBC의 느낌표의 안구기증운동의 영향으로 인한 것으로 작년 천성산 투쟁을 중심으로 활동해오던 ‘생명’에 대한 문제의식을 개인의 실천으로 연결시키고자 기획되었다.

? 이 기획에는 크게 두가지 문제가 있었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생명’운동에 대한 문제제기가 있었다. 사실 생명운동이란 그동안 종교계를 중심으로 해오던 종교의 섭리를 따르는 운동의 색채가 강했고, 또 다른 한편으로는 김지하류의 관념적 생명운동을 지칭하는 대명사였기 때문이다. 또한 2004년 천성산 운동평가에서 감성적, 감상적 운동으로 치우쳤던 천성산운동에 대한 비판적 평가(이는 환경과생명 2004년 겨울호를 통해 발표되기도 했다.)를 진행한 가운데 또다시 ‘생명운동’을 이야기하는 것은 간극이 있는 것 아니냐는 문제제기였다. 특히 반자본환경운동을 천명하고 이를 실천하기로 한 청년환경센터에서 이러한 운동은 운동의 일관성을 훼손하는 것이 아니냐는 문제제기가 있었다. 이는 이후 서울-부산 상근자회의 등을 통해 ‘생명운동’을 천명한 것이 아니라, ‘생명’의 소중함을 알리는 매우 보편적인 문제제기였다는 것을 해명하고 관련한 이야기를 토론하면서 풀리기는 했으나, 막연히 사용하는 용어와 개념들에 대한 면밀한 검토와 토론이 필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된 계기가 되었다.

2) 더 큰 문제는 두 번째 문제였는데, 현안을 중심으로 움직이는 조직의 특성상 조용히 사람들을 만나고 안정적인 운영이 필수적인 ‘나눔’을 진행하기 위한 물리적 시간이 없었던 문제가 있었다. 다들 아는 것처럼 센터는 각종 현안에 대한 즉각적 대응을 중심으로 활동을 펼쳐가는 환경단체이다. 조직팀이라는 체계가 있기는 하지만, 현안을 중심으로 움직이는 조직의 싸이클에서 자유롭지 못하고 이에 따라 대부분의 사업이 제대로 수행조차 되지 못하는 일이 벌어졌다.


? 나는 두 가지 교훈이 이후 사람연대에 있어 매우 중요한 교훈을 남긴다고 생각한다. 하나는 ‘나눔’이 확대됨에 있어 이에 대한 충분한 방향성 토론이 없다면, - 사회당 학생위원회 등에서 제기하는 것처럼 - ‘왜 이것을 하는가?’라는 의문은 계속 남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 또한 현안을 중심으로 움직이는 단체나 선거를 중심으로 움직이는 ‘정당’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상태에서 안정성이 무엇보다 중요한 나눔은 ‘공염불’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 나는 이를 위해 몇 가지 대책이 필요하다고 본다.

1) 현재의 실무 진행과 무관하게 우리의 추구 가치를 논의하기 위한 별도의 팀이 필요하다. 현재 원탁회의는 그러한 역할을 하지도 못할뿐더러, 그러해서도 안된다. 별도의 논의를 통해 우리의 추구 가치에 대해 충분히 토론해야 하며, 이것이 전국적으로 또한 조직외적으로(대사회적으로) 전파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2) 사람연대의 사업, 기획, 집행을 전담하기 위한 별도의 조직(사람)이 필요하다. 당연한 일이지만, 이는 아직도 요원할 뿐더러 간혹 대표자 발언에서 보면 불필요한 것으로 치부되기도 한다. 당장 내년 5월 지자체 선거에 사회당을 바쁘게 돌아갈 것이고, 현안을 중심으로 움직이는 센터는 현안이 생기면 언제든지 그곳으로 달려가야 한다. 특히 지역의 경우 몇몇의 소수 활동가가 기존 단체일과 사람연대 일을 모두 해야 하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지 않은가? ‘서로의 할 일이 분명히 다른데, 그냥 모이면 같이 할 수 있겠지’ 혹은 ‘당(혹은 노회)의 사업이 사람연대 사업이다’와 같이 무책임한 발언(그래서 사업이 안되면 의지가 없다고 그를 비난할 것인가?)만 계속 된다면, 사람연대는 합력을 만들기는 커녕 ‘죽도 밥도 안될 것이다’라는 것을 정확히 알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