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연대 ‘의견모임’을 환영하며... - 이제는 변화와 실천이 필요할 때입니다.
이헌석 12-01 12:16 | HIT : 117
사람연대 ‘의견모임’을 환영하며... - 이제는 변화와 실천이 필요할 때입니다.
이헌석
2005.12.1
<<사람연대 논의를 돌이켜보며>>
책임정치, 생활정치, 민주주의 강화, 조직 쇄신,.....
얼마 전 2003년 사회당 대표, 사무총장 후보 토론회 동영상을 다시 볼 기회가 있었습니다. 토론회 내내 이러한 단어와 개념들이 후보자들로부터 나왔고, 이것은 당시 사회당을 비롯한 많은 운동가들의 바램이기도 했습니다. 소위 ‘독립좌파 사태’라고 불리는 ‘사태’로 당시의 일들을 폄하할 수도 있겠으나, 청년진보당-사회당으로 넘어오는 짧지 않은 기간 동안 몇 번째 손가락에 꼽힐 정도로 큰 파장을 일으킨 것만은 틀림이 없을 것입니다.
처음 ‘사람연대’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을 때 가진 느낌은 ‘혼란이 멈추고’ 새로운 일들이 시작되겠다는 느낌이었습니다. 2002년 지자체선거-대선의 결과와 이후 벌어진 ‘독립좌파 사태’를 겪으면서 중앙과 지역의 많은 활동가들이 흔들렸고, 이는 정서적 혼란이 넘어서 실질적인 조직력의 약화로 들어났습니다. 이러한 가운데 제출된 ‘사람연대’ 구상은 말 그대로 사회당을 비롯 그동안 침체에 빠져있던 많은 이들에게 하나의 희망으로 다가왔을 것입니다. 저에게도 역시 그러한 의미였습니다.
‘사람연대’에 대한 논의가 시작된 지 벌써 1년이 되었습니다.
초반기에 적극적으로 결합하다 후반부에 현실투쟁에 결합 빈도를 높이면서 제대로 논의에 참석하지는 못했으나, - 그동안 진전된 논의가 많지 않다보니, 참석을 하지 못한 것이 별로 무리가 되지 않을 정도로 논의는 정체되어 왔습니다.
논의를 돌이켜보면서 가장 크게 들었던 안타까움은 2002년과 2003년 당의 내홍을 겪으면서 얻은 뼈아픈 교훈들이 그대로 전혀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동안 ‘함께 하지 못했던 외부 분들을 모셔오고 ~~한 계획을 기획-추진한다’, ‘조직적으로 준비만 되어 있으면 나머지는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이다’ 직접적으로 이렇게 표현하지는 않았지만, 현실에서 통용되는 많은 말들은 과거 2002년 대선을 둘러싼 논의들과 사실 차이를 느끼지 못할 정도로 유사했습니다. ‘선거’를 둘러싼 일련의 흐름들이 ‘나눔’을 중심으로 재편된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면 너무나 심한 표현일까요? 이미 우리는 이러한 것들이 ‘실현 불가능’하며, ‘현실’에서 그다지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것을 경험했습니다. 외부의 분들을 모셔오는 것은 매우 소중하고 중요한 일이지만, 이는 우리가 준비되었을 때만 가능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소문’을 중심으로 일들이 진행되는 모습 역시 참으로 유사 했습니다. ‘사람연대’ 논의에 가장 적극적으로 - 매번 회의 때마다 문서로 의견을 정리했던 몇 안되는 사람 중의 한 명이었습니다. - 참여했던 한 사람으로서 ‘사람연대 논의가 부문들의 견해 차이로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는 소문과 이로 인한 당사자로 지목받을 때에는 ‘황당’함을 넘어 ‘논의 참여’에 대한 회의감 마저 느낄 정도였습니다. ‘나눔’의 상을 제시하지 못하고, 일을 추진해 내지 못했던 책임은 인연문화제로부터 시작된 일련의 대표자 회의가 공동책임을 져야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사람연대 논의 진행이 막혀 있는 이유들이 제대로 ‘소통’되지 못하고 과거와 같은 방식의 ‘소문’으로 공유되고 있는 모습은 우리가 3-4년을 그냥 허비한 것 같아 안타깝기 그지 없습니다. (이러한 소통의 문제는 어찌보면 당연할 것입니다. 2003년 ‘독립좌파사태’를 통해 확인한 것처럼, - 지금 생각해보면 황당하기 그지없는 일들이 당시에는 정론이었고 이는 공개되지 못한 논의구조는 항상 소통의 문제와 오해, 소문을 낳게 된다는 진리를 알려줍니다.)
<<사람연대 논의에서 현재 필요한 것>>
첫째, 사람연대 논의의 현 상태가 있는 그대로 공유되어야 합니다.
현시점에서 ‘사람연대’가 있습니까?
없습니다. 사람연대 제안과 구상은 ‘제안서’에서 한 발짝도 나가지 못했습니다. 가장 쟁점 중의 하나였던 ‘개인’ 중심이냐, ‘단체’ 중심이냐의 문제와 재정문제들은 현재 느슨한 회의 테이블인 - 원탁회의에서도 논란의 논란을 거듭하며, 대중적인 논의로 확산되지 못하고 대표자들끼리의 조율로 국한되고 있습니다.
각 단체에 소속되어 있는 많은 이들은 이러한 논의의 쟁점을 제대로 전달받지 못하고 있으며, 대표자들의 논의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원탁회의는 단체 대표자회의가 아닌 개인들의 모임입니다. 단체의 위임을 받은 것도 아니고, 개인 자격으로 참석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보다 논의를 촉발시키기 위해서 사람연대논의를 보다 공개적으로 풀어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지난 원탁회의 결정사항인 - 원탁회의를 보다 광범위 하게 넓히자는 내용과도 맥을 같이 합니다. 사람연대 논의가 몇몇 대표자들의 회의자리가 아닌 실질적인 연대체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현재의 논의구조에 힘을 주기 위한 논의 확대가 필수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둘째, 사람연대의 기본 비젼이 제시되어야 합니다.
가장 중요한 문제는 이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회당 학위 집행국에 있는 ‘준희’ 동지의 ‘나눔과 연대’에 대한 글을 보았습니다. 과거에도 비슷한 쟁점을 사회당 학위 게시판에 올린 것을 보았기에 그 고민 지점을 일부 이해할 듯합니다. 사실 ‘나눔과 연대’라는 주제에 대해 학생동지들이 가장 큰 고민을 가질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나눔 운동이나 보건의료 관련 일들을 하는 단체들에게 ‘나눔’은 자신의 업무와 일치하기 때문에 문제가 없습니다. 또한 노동운동이나 진보정당, 환경단체 같은 곳들은 자신의 주요 업무가 분명한 상태에서 적절한 시기에 펼치는 ‘부가 사업’의 의미를 갖기에 역시 큰 문제가 없을 것입니다. (‘부가 사업’이 잘못된 표현이라면 이는 논쟁거리가 될 것입니다. 환경단체의 입장에서 그것이 ‘부가 사업’이 아니라면 오히려 그것이 더 큰 문제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핵폐기장 반대운동이나 천성산 살리기 운동은 누가 합니까? ^^) 그러나 학생운동의 입장에서 볼때는 조금 다를 수 있을 것입니다. ‘왜 나눔운동을 해야 하는가?’라는 근본적인 문제부터 ‘그것이 학생운동과 무슨 관계가 있는지?’ 등이 설명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다양한 사회적 이슈들 가운데 매 시기마다의 정세투쟁에 대한 요구를 받는 학생운동에게 이러한 설명은 가장 기본적이고도 필수적인 내용입니다.
그러나 선배운동단위로서 우리들은 이들에게 ‘나눔’을 설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우리 자신에게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나눔’이 유행이 되고 있는 이때 유행을 쫒아가는 것이 아니라면, 왜 우리는 나눔을 하는가? 혹은 정말 ‘유행’을 쫒아가는 건가? 후배단위인 학생단위 동지들에게 설명하지 못하는 것만큼 우리 자신에게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많은 이들에게 ‘나눔’은 주요 이슈가 아닌 듯합니다. 비근한 예로 ‘나눔’이 아니라 ‘지역’이 화두로 던져졌다 할지라도 별 문제가 아니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사회당을 비롯 많은 이들에게 ‘사람연대’와 ‘나눔’은 지역주민들과 함께 융합하는 계기였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많은 이들에게 ‘나눔’이냐 아니면 다른 것이냐는 별로 중요한 문제가 아닙니다.(원탁회의에 들어오시는 다른 분들에게 실례가 될 지 모르겠으나 제 생각은 그렇습니다.) 오히려 중요한 것은 현 시기 막혀 있는 좌파운동에 새로운 활력소가 만들어질 통로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저는 이러한 통로를 만들어감에 있어 ‘나눔’이 좋은 기제가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대중들과의 친화력 뿐만 아니라 사회 기여도 측면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나눔’ 운동을 기반으로 한 ‘사람연대’에 동의하고 지금까지 문화제 준비위와 원탁회의에 참석해 왔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생각들은 모두 개인적으로 담고 있을 뿐 확인되지 못했습니다. 또한 사람연대 전체 논의를 통해 이 두가지 문제 - ‘나눔’운동의 정의와 운동의 비젼 - 은 계속 다람쥐 챗바퀴 돌듯 돌고 있습니다. 더 정확히 이야기하면, - 제 기억으로는 - 단 한 번도 이야기하지 않았습니다. ‘나눔 연구회’나 몇몇 고민들이 소개되기는 했으나, 대표자회의를 통해 논의가 진전되지 못했으니, 각 단위에 있는 동지들의 답답함은 더 할 것이라 생각됩니다. 이후 사람연대 논의에서는 이 두 가지 문제 - 그 중에서도 운동의 비젼에 대한 문제가 반드시 논의되고 밝혀져야 할 것입니다.
셋째, 이벤트 중심이 아닌 책임 있는 논의가 진행되어야 합니다.
‘인연 문화제’, ‘종이학 대장정’, ‘청년구조대’....
사람연대와 공식적으로 관련 없으나, 사람연대 논의에서 이러한 것들을 빼 놓을 수 없습니다. 공식적으론 그렇지 않았으나, 비공식적으론 연관되어 있는 이러한 이벤트에 우리는 너무나 익숙합니다. 그래서 제가 속한 청년환경센터에서도 ‘인연 문화제’ 후원을 둘러싸고 그 비공식적인 내용 (사람연대가 뭐냐?) 에 대해 제대로 설명하지 못해 후원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혹자들은 왜 그것을 설명하지 못하느냐고 물을 수 있겠습니다. 그에 대해 저는 무엇을 설명할 수 있느냐고 반문하고 싶습니다. 문화제 이후에도 사람연대의 상은 제 기억으로만 2~3번이상 왔다 갔다 했으며, 아직까지도!! 상을 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사람연대가 무엇인지를 설명하고 있는 다른 단체들이 놀라울 뿐입니다.)
이러한 비공식적인 이벤트를 중심으로 일을 진행하려는 습관을 이제는 버려야 합니다.
특히 다양한 조직과 구성원들이 포함되어 있는 지금의 사람연대 구성조건에서는 ‘비공식’이 아니라 ‘공개’와 ‘책임있는 논의’가 필요합니다.
제안 이후 1년이 지났지만 제대로 된 상조차 제출되지 못하고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면 이는 ‘책임’을 져야 하는 상황에까지 이른 것입니다. 책임지고 물러나라는 것이 아니라, 문제의 지도부들에게 이 내용이 전달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책임은 저를 비롯한 대표자 회의와 원탁회의 관계자들입니다. 이들에게 ‘압력’이 행사되고 그 힘을 바탕으로 논의가 진행되어야만 지금까지와는 다른 논의들이 전개될 수 있을 것입니다.
<<사람연대 논의를 활성화할 ‘의견모임’ 구상을 환영합니다.>>
이러한 의미에서 ‘의견모임’은 사람연대 논의를 활성화하기 위한 일종의 ‘압력단체’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현 지도부들이 제대로 된 판단을 내리기 위한 이중대가 되어야 합니다. 또한 현재 논의의 정체를 극복하기 위한 씽크탱크가 되어합니다.
사람연대가 그동안 함께 해왔던 우리운동 뿐만 아니라, 한국 좌파운동의 새로운 희망이 되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더욱 많은 것들이 필요합니다. 그러한 많은 것들을 구상하고 논의하는 단위로서 ‘의견모임’이 자리매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의견 모임’을 제안한 오준호 동지 뿐만 아니라, 더욱 많은 이들이 서로의 생각을 나누고 의견일치를 모아 나가 사람연대 구상이 보다 활기차고 풍부하게 진행되기를 바랍니다.
<<글을 준비하고 올리려다 보니, 오준호 동지의 두 번째글 - ‘사람연대, 국민조직을 만들자’가 떠 있군요. 제 글은 제안서에 화답하는 글이라 두 번째 글에 대한 답으로 부적당합니다. ‘재단’에 대한 구상은 대표자회의에서 저도 한번 제안을 했던 구상이며, 이러한 논의가 더욱 문제를 쉽게 만들 것이라는 점에서 찬성합니다. ‘연대체’나 ‘새로운 운동’과 같은 추상적인 구상을 넘어 지금까지의 논의를 모아본다면 사실 재단의 그것과 많은 것들이 유사합니다. 다만 오준호 동지글에도 일부 나와 있는 ‘단체 상근자들의 생계문제 해결을 사람연대가 한다’는 식의 표현은 또 다른 오해를 낳을 수 있습니다. 아름다운 재단에 프로젝트를 제출해 업무를 하고 있는 많은 단체 상근자들은 자신의 생계를 아름다운 재단이 ‘해결’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 차이와 아름다운 재단, 환경재단 등 국내에 있는 재단에 대한 고민, 록펠러 재단, 삼성 재단과 같은 기업가 혹은 기업 재단 등의 차이와 극복 지점들에 대해선 다른 글을 통해서 논의해 보았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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