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는 많이 사용했지만 - 혹은 지금도 많이 사용되고 있지만 - 이제는 별로 효용성이 없는 것들이 있다. 이러한 것들이 간혹 홈페이지 게시판들을 채우고 있어 나름대로 내 생각을 정리 해보았다.
1. "~~일이 있으니 '빨리' 모여주십시요."
예전 나우누리나 천리안을 많이 사용할 때, 나우누리와 천리안에는 이러한 지침이 많이 올라왔다. 흔히 철거나 침탈 등 긴급한 사항이 있을 때 이런 글이 많이 올라오곤 했다. 지금의 시점에서 보더라도 조합이나 조직의 지침을 내릴때에는 이와 같은 표현을 쓰는 것이 당연하겠으나, 다른 단체 홈페이지나 진보네트워크 속보란 같은 곳에 이런 글이 올라와 있을 때면 조금 의아스럽다.
"누가 간단말인가?"
"과연 오라고 쓴거 맞을까?"
글을 쓴 사람이야 다급하고 중요한 사안이라 올렸겠지만, 읽는 사람 입장에선 "상황은 알겠는데, 갈 수 없는 상황"이라 - 나뿐만 아니라 모든 이들이 마찬가지 일텐데, 하는 생각이 든다. - 당황스러울 때가 있다.
비상상황을 항시 공유하고, 비상연락망으로 움직이는 대오라면 모를까 일반 시민들에게 "~~일이 있으니 '빨리' 모여주십시요"와 같은 표현을 쓰는 것은 봉기, 혁명과 같은 대규모 변화가 아니면 힘들지 않을까 한다.
2. "~~항의 전화합시다", "불매운동합시다"
간혹 버스 같은 곳에 스티커로 붙어 있는 이와 같은 표현을 본다.
내용에 격분한 시민들이 항의 전화나 물건을 사지 않는 행동을 하지 않을 수 있겠으나, 별로 투쟁 전선에 도움이 안되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항의 전화는 담당 안내데스크가 받을 것이고, 그 사람에게 항의 한다고 해봤자 달라지는 것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항의 전화가 빗발쳐서 업무가 마비될 정도로 전화가 가지도 않을 뿐더러, 이렇다 할지라도 대기업(혹은 경찰서, 관공서)의 업무가 마비되지는 않다. (일개 단체 사무실이라면 모를까..)
불매운동도 그렇다. 시민단체에서 진행한 불매운동 중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둔 것은 보기 드물다. (최소 1달치 매출이 줄어든다거나 그런 성과를 말한다.) 외국의 경우 지속적인 문제제기와 공략으로 성공한 사례가 있기는 하지만, 국내처럼 스티커 몇장 붙이고 불매운동이 성공할 것이라고 보는 것은 좀 허황된 생각이다. 사실 1년이상 불매운동을 지속적으로 끌어본 예가 얼마나 있는가? 우발적(감정적)으로 불매운동이라도 하자는 말을 하는 것을 쉽겠으나, 이는 그다지 현실적인 투쟁 전략이 될 수 없는 듯하다.
3. 과잉된 표현들.
학교다닐때 "강력한 연대투쟁"이라고 했다가 너무 약한 듯해서 "강위력한~"으로 바꾸고 나중에는 더 큰 표현이 없어 뭘 쓸까를 고민한 적이 있었다.
(우스게 소리를 하면 슈퍼울트라캡숑메가톤급 연대투쟁이라고 하면 될까하는 고민을 한 적은 있다.) 새로운 것을 내놓을 때 이전것보다 더 강하다는 것을 내용으로 고민하지 않고 말로 하는 경우가 있다.
나 나름대로는 성명서들을 쓸 때,
"자성"-"각성"-"반대"-"규탄"/"분노"-"퇴진"-"분쇄"-"박살" 등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성명서의 수위를 정하곤 하는데, 사실 말 장난일 때가 많다. "~는 각성하라"와 "~에 반대한다" 표현의 차이일뿐 사실 내용상 차이를 지니지 못할 때가 많기 때문이다. 같은 내용을 내걸고 있지만 감정을 싣는냐 싣지 않느냐 정도의 차이일 때가 많다. 하지만 전통적인 운동진영에서는 이를 "개량"이냐 "원칙"이냐로 놓고 볼때가 많다.
흔히 "퇴진하라"라고 외친다고 꼭 "퇴진운동"을 벌이겠다는 뜻은 아니다. 그냥 그런 기세로 반대한다는 것이다라고 이야기하는 이들이 많다. 이 경우 "퇴진하라"는 원칙적이고 "각성하라"는 개량적이라고 자신있게 이야기할 수 있는가?
표현의 과잉은 운동진영의 운신의 폭을 좁힐 때가 많다. 분쇄하고 박살까지 냈는데도 그냥 있으면 이는 어찌해야 할까? ^^ 점차 조금씩 이러한 표현의 과잉은 사라져가고 있지만, 그래도 아쉬움은 여전히 남는다.
1. "~~일이 있으니 '빨리' 모여주십시요."
예전 나우누리나 천리안을 많이 사용할 때, 나우누리와 천리안에는 이러한 지침이 많이 올라왔다. 흔히 철거나 침탈 등 긴급한 사항이 있을 때 이런 글이 많이 올라오곤 했다. 지금의 시점에서 보더라도 조합이나 조직의 지침을 내릴때에는 이와 같은 표현을 쓰는 것이 당연하겠으나, 다른 단체 홈페이지나 진보네트워크 속보란 같은 곳에 이런 글이 올라와 있을 때면 조금 의아스럽다.
"누가 간단말인가?"
"과연 오라고 쓴거 맞을까?"
글을 쓴 사람이야 다급하고 중요한 사안이라 올렸겠지만, 읽는 사람 입장에선 "상황은 알겠는데, 갈 수 없는 상황"이라 - 나뿐만 아니라 모든 이들이 마찬가지 일텐데, 하는 생각이 든다. - 당황스러울 때가 있다.
비상상황을 항시 공유하고, 비상연락망으로 움직이는 대오라면 모를까 일반 시민들에게 "~~일이 있으니 '빨리' 모여주십시요"와 같은 표현을 쓰는 것은 봉기, 혁명과 같은 대규모 변화가 아니면 힘들지 않을까 한다.
2. "~~항의 전화합시다", "불매운동합시다"
간혹 버스 같은 곳에 스티커로 붙어 있는 이와 같은 표현을 본다.
내용에 격분한 시민들이 항의 전화나 물건을 사지 않는 행동을 하지 않을 수 있겠으나, 별로 투쟁 전선에 도움이 안되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항의 전화는 담당 안내데스크가 받을 것이고, 그 사람에게 항의 한다고 해봤자 달라지는 것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항의 전화가 빗발쳐서 업무가 마비될 정도로 전화가 가지도 않을 뿐더러, 이렇다 할지라도 대기업(혹은 경찰서, 관공서)의 업무가 마비되지는 않다. (일개 단체 사무실이라면 모를까..)
불매운동도 그렇다. 시민단체에서 진행한 불매운동 중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둔 것은 보기 드물다. (최소 1달치 매출이 줄어든다거나 그런 성과를 말한다.) 외국의 경우 지속적인 문제제기와 공략으로 성공한 사례가 있기는 하지만, 국내처럼 스티커 몇장 붙이고 불매운동이 성공할 것이라고 보는 것은 좀 허황된 생각이다. 사실 1년이상 불매운동을 지속적으로 끌어본 예가 얼마나 있는가? 우발적(감정적)으로 불매운동이라도 하자는 말을 하는 것을 쉽겠으나, 이는 그다지 현실적인 투쟁 전략이 될 수 없는 듯하다.
3. 과잉된 표현들.
학교다닐때 "강력한 연대투쟁"이라고 했다가 너무 약한 듯해서 "강위력한~"으로 바꾸고 나중에는 더 큰 표현이 없어 뭘 쓸까를 고민한 적이 있었다.
(우스게 소리를 하면 슈퍼울트라캡숑메가톤급 연대투쟁이라고 하면 될까하는 고민을 한 적은 있다.) 새로운 것을 내놓을 때 이전것보다 더 강하다는 것을 내용으로 고민하지 않고 말로 하는 경우가 있다.
나 나름대로는 성명서들을 쓸 때,
"자성"-"각성"-"반대"-"규탄"/"분노"-"퇴진"-"분쇄"-"박살" 등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성명서의 수위를 정하곤 하는데, 사실 말 장난일 때가 많다. "~는 각성하라"와 "~에 반대한다" 표현의 차이일뿐 사실 내용상 차이를 지니지 못할 때가 많기 때문이다. 같은 내용을 내걸고 있지만 감정을 싣는냐 싣지 않느냐 정도의 차이일 때가 많다. 하지만 전통적인 운동진영에서는 이를 "개량"이냐 "원칙"이냐로 놓고 볼때가 많다.
흔히 "퇴진하라"라고 외친다고 꼭 "퇴진운동"을 벌이겠다는 뜻은 아니다. 그냥 그런 기세로 반대한다는 것이다라고 이야기하는 이들이 많다. 이 경우 "퇴진하라"는 원칙적이고 "각성하라"는 개량적이라고 자신있게 이야기할 수 있는가?
표현의 과잉은 운동진영의 운신의 폭을 좁힐 때가 많다. 분쇄하고 박살까지 냈는데도 그냥 있으면 이는 어찌해야 할까? ^^ 점차 조금씩 이러한 표현의 과잉은 사라져가고 있지만, 그래도 아쉬움은 여전히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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