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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잡기장

제2의 개방 - 한미FTA

먼 훗날 2007년 4월 2일을 어떻게 기억할까?
FTA 협상을 앞두고 하루전 날 그해 최대의 황사가 있었던 날.

그리고 많은 반대와 그에 못지 않는 많은 이들의 무관심과 방관 속에서 FTA가 체결된 날.

이유야 어찌했든 FTA가 타결되었다. 국회비준이 남은 것은 사실이지만,
사실상 체결된 것이다.

지하철에서 본 어떤 오늘 신문은 1면에 "제2의 개방 - 한미FTA"라는 제목으로
기사를 뽑고 성조기와 태극기가 나란히 있는 사진을 실어 놓은 것을 보았다.
정말 '제2의 개방'은 분명한 사실일 것이다. 흥선대원군이 쇄국정책으로
자국을 보호하려하는 것을 외세의 힘으로 진행하지 못한 것처럼
(역사책에서 배운 것처럼 쇄국정책을 부정적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자국 산업을 보호하고 시간을 벌기 위한 긍정적 측면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생기기 시작한 것은 최근의 일이다.) 오늘날 FTA 반대세력은 한미 FTA를 막지 못했다.

이런 역사적인 날이 올 때마다 나는 걸프전이 시작되던 때가 생각나곤 한다.
1991년 걸프전이 시작되던날 나는 고등학생이었다.
영어선생님이 들어와 말씀을 하시길, 걸프전이 시작되었다는 이야기와 함께
그날 "너희는 열심히 공부하고 있었다"는 걸 기억하라(!)는 농담도 아닌 의미심장한 말도 아닌 이상한 말을 했던 기억이 난다.
그 영어선생님 말처럼 우리는 CNN으로 전쟁을 생중계하던 때 그 때 영어 보충수업을 하고 있었다.
아마도 그 영어선생님의 말은 걸프전을 기억하라는 이야기였을 것이다.(공부만 하지 말고)
그 말때문인지 몰라도 걸프전이 시작되던 당시의 일들은 10여년이 지난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이 난다.......

그리고 10여년 한미 FTA가 체결될 당시 나는 서울대로 가는 지하철을 타고 있었다.
서울대에서 약속이 있었기 때문이다. 걸프전이 훗날 이라크전으로 이어졌던 것처럼 오늘의 한미 FTA는 또 어떤 역사로 연결될 것인가?
한 10여년쯤 뒤에 한미FTA는 또 어떻게 평가될 것인가?.....

안타까움과 함께 post-한미FTA를 준비해야 하는 걱정이 앞서는
정말로 만감이 교차하는 2007년 4월 2일이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