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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사회/기술

1987∼2003 한국 마르크스 이론 적용 실증적 분석

http://www.yeongnam.com/yeongnam/html/yeongnamdaily/culture/article.shtml?id=20070106.010140801000001

[출판화제] 1987∼2003 한국 마르크스 이론 적용 실증적 분석
한국 자본주의의 축적체제 변화/경상대 사회과학원 엮음
IMF 위기·신자유주의 해부
구조모순 총체·거시적 분석

도서출판 한울 펴냄
도서출판 한울 펴냄
올 연말 대통령선거 때는 또 한바탕 성장과 분배라는 큰 틀의 거시경제 논란이 불어닥칠 전망이다.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신자유주의 흐름과 맞물려 한국경제의 미래 방향설정에 대한 논란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선거라는 속성상 사실과 바탕에 둔 주의·주장보다는 촉각적 주장이 맞부딪쳐 국민들의 혼란만 부추길 것이라는 게 그동안의 경험을 통해 배운 결과다.

학문적으로는 근대화를 마무리한 1990년대 이후 우리나라 경제체제에 대해 진보적 연구자들은 대체로 자본주의 이외 대안부재론과 비교자본주의론의 입장 및 각종 제도주의 분석방법을 채택했다. 한국 자본주의의 구조와 모순에 대한 총체적·거시적·질적 분석보다는 미시적·수량적 분석과 계량적 정책대안 연구에 치중했다. 그 결과 1990년대 이후 한국 자본주의의 구조변화와 모순에 대한 마르크스주의적 분석은 사실상 공백으로 남아 있다.

이런 환경에서 경상대 사회과학원에서 출판한 '한국 자본주의의 축적체제 변화 1987~2003'은 자본축적과 재생산에 관한 마르크스의 이론을 직접 적용해 87년 이후 오늘에 이르는 한국 자본주의의 축적체제와 재생산 구조의 변화를 실증적으로 분석했다. 이 연구는 민주화 시기인 80년대 한국사회구성체 논쟁이 국가독점 자본주의론과 식민지 자본주의론의 논쟁이 모두 스탈린주의적 문제설정을 공유한 점을 반성하고, 마르크스가 자본론에서 정립한 고전 마르크스주의로 복귀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먼저 정성진 경상대 교수는 80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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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이후부터 97년 IMF 위기 직전까지 마르크스적 의미의 이윤율이 저하했음을 실증적으로 밝히고, 이에 근거해 97년 위기는 단순한 금융위기가 아니라 자본축적의 구조적 모순이 심화된 결과라고 주장한다. 이에 따라 IMF 위기 이후 신자유주의로의 이행은 이윤율을 회복하기 위한 자본의 공세이며, 이 과정에서 노동자계급에 대한 착취강화와 경제 종속이 심화되고 있음을 입증했다.

주무현 한국고용정보원 연구위원은 90년대 한국 자본주의 시장구조에서 고위 시장집중형 산업 수의 감소와 저위 시장집중형 산업 수의 증가, 대기업-저이윤율, 중소기업-고이윤율의 격차구조 완화 등 경쟁심화 현상을 입증하고, 이에 근거해 독점자본주의론의 독점강화 명제를 비판했다.

마틴 하트 랜즈버그 미국 루이스 앤드 클라크칼리지 경제학과 교수는 현재 한국에서 진행 중인 신자유주의 구조조정의 경제적·사회적 결과를 비판적으로 검토하면서 세계자본주의와 미국의 정책이 처음에는 한국의 경제성장을 부추겼지만, 그 다음에는 허물었음을 지적한다.

알렉스 캐리니코스 영국 킹스칼리지 유럽학과 교수는 신자유주의를 별도의 축적체제로 개념화할 경우 발생하는 이론적·정치적 난점들을 검토했다. 그는 신자유주의는 오늘날 제국주의의 문제를 북반구와 남반구 사이의 일방적인 관계로 환원돼 고전적 제국주의론에서 강조한 제국주의 국가간 지정학적 경쟁의 의의를 인식할 수 없게 된다고 지적하고, 신지유주의는 혼돈의 한 요소일 뿐이라고 결론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