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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잡기장

비누로 머리 감기....

얼마전 가입한 한 환경관련 카페에 보면 '(환경을 생각해) 비누로 머리감는다'는 제목의 글이 많이 올라온다... (이 카페는 전형적인 소시민적인 환경카페인데 RSS 피드가 제공되길래 가입해 놓고 피드를 받아보고 있다.)

내가 비누로 머리를 감은지 몇년이나 되었을까? 이런 생각을 하니 한 20년은 된 듯하다.
나는 환경을 생각해서라기 보다는 성격때문이다. 미끈거리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이다. 샴푸와 린스로 머리를 감으면 아무리 잘 감아도 미끈거리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사실 이 이유때문에 많은 사람들은 샴푸와 린스를 사용한다.) 마찬가지 이유로 어떠한 종류의 로션이나 스킨도 바르지 않는다. 비슷한 이유로 반지는 전혀끼지 않고 시계는 걸어다닐 때만 찬다.(손에도 무엇인가가 걸리적 거리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환경운동이라는 것을 알기 전부터 그랬던 것이라 사실 나의 경우는 여기에 '환경을 고려해서'라는 이유 혹은 (웰빙과 같은) '내 건강을 생각해'라는 이유를 붙이기 조금 민망하다.
'그냥' 그렇게 하는 건데...

계면활성제가 수질오염에 영향을 많이 미치는 것은 사실이지만, 개인이 할수 있는 환경실천이 '샴푸 안 쓰기'로 한정되기엔 이세상의 환경 파괴는 너무나 다양하고 너무 크다. 석유화학계 물질이 환경호르몬으로 인체에 많은 영향을 미치지만, 그나마 검사를 시행하고 있는 샴푸 보다 검사조차 하지 않고 있는 더 많은 화학물질들이 우리 주위를 둘러싸고 있다.
우리는 '작은 환경실천'과 '현실'을 고민 할 수 밖에 없는 딜레마에 빠져 있는 것은 아닐까?
'작은 실천'들을 속에서 또하나의 '피난처'를 찾고 싶은 생각들은 아닐까?
'작은 실천'조차 하지 않고 있는 이들에게 '작은 실천'이라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더 좋은 방법은 아닐까?
'작은 실천'에 기뻐하고 있는 이들을 비난하는 것은 잘못된 것 아닐까? (질책보다는 더 큰 실천으로 이어지게 하기 위해서는 뭐가 필요할까?)
보다 근본적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어떤 일들이 있어야 할까?

많은 고민을 던지는 피드이다..^^
RSS 피드 중 '(환경과 내 건강을 위해) 비누로 머리감은지 2달이 되었어요.'라는 제목의 글을 보고 잠시 다양한 문제들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았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