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취임식 할 때 나는 열심히 회사를 다니고 있었다.
김대중 정권이 공공근로의 일환으로 공공 DB 구축을 열심히 했다면, 노무현 정권은 전자정부 구축사업을
어느 정부보다 열심히 했다. 오늘 전자신문을 보니, "첫 IT 대통령 서거"라고 기사제목을 만들었던데..
전산밥을 먹었던 사람이면 누구나 비슷한 생각을 했을 것이다.
당시로서는 "이런 거까지 전산화해야 하나?"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모든 걸 전산으로 처리하려는
정부의 의지가 강했고, 그 중심엔 직접 전산프로그램을 기획했다는 (노무현 대통령이 직접 프로그래밍을 해서 '개발'을 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 대통령이 있었다.
덕분에 많은 전산장이 먹고 살았고, 뒤늦게 군문제를 해결하고 있던 나도 그 무리에 섞여 있었다.
전자정부뿐만 아니라, 노무현 대통령은 직접 인터넷을 글을 쓰고 소통할 줄 아는 대통령으로 기억될 것이고,
이는 한국의 IT 산업에는 큰 힘이 되었다.
하지만, 환경적인 측면에서 노무현 대통령은 언제나 "비난의 대상"이었다.
취임직후 부안 핵폐기장 문제를 시작으로 KTX 고속철도 2단계 사업은 노무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등을 돌리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두 사안다 청와대가 직접 관리 했던 사안이고, 센터에게는 잊을 수 없는 사건이다.
부안은 센터 내부적인 문제로 큰 대응보다는 일상적인 대응 수준에 머물렀지만, 고속철도 문제는 남달랐다.
서울과 부산의 주요 상근인력이 모두 천성산 문제에 파견되어 문제를 직접적으로 다루었고,
그 문제의 이 쪽 핵심에는 지율스님이 반대편 핵심엔 노무현 대통령이 있었다.
그렇게 좋지 못한 인연으로 얽혀 있던 노무현 대통령이 '사망'했다는 소식을 인터넷에서 본 그 날은
자원활동가들과 함께 작업을 하고 있는 중이었다.
인터넷에 속보가 올라오던 9시50분~10시30분경. 인터넷은 "등산갔다가 실족"과 같은 초창기 기사와
"왜 대통령이 돌아가셨는데 '사망'이냐?"와 같은 논란이 뒤이어 따라오는 중이었다.
잠시.. 노무현 대통령을 다시 생각해보았다.
그의 정치적 노선을 지지한 적도 없고, 실제로 만나본 적도 없었지만, 그의 자살은 그를 다시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그의 정치력에 다시 한번 놀란다. 나처럼 지지하지 않는 이들에게도 메시지를 던질 수 있는 그 파급력.
이후 수십만명의 조문행렬을 만들 수 있는 그 영향력. 그리고 정국을 순식간에 바꿔 낸 '승부사 다운' 그의 결단.
자살을 옹호하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지만, 그는 그야말로 정치인이었다.
안타까운 것은 그를 뛰어넘을 정치인이 진보정치에 없다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보았다.
p.s. : 안타까운 현장에 작은 웃음(쓴 웃음)을 준것은 전두환 전대통령의 "전직 대통령으로서 꿋꿋하게 대응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든다"는 말이었다. 꿋꿋하게 잘 대응하고 있는 전 전대통령이 아니면 하기 힘든 말이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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