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07/06/22/2007062200483.html
태양전지가 떠오른다
화석연료 대체할 에너지로 꾸준히 개발
핫캐리어 이용한 3세대 전지까지 나와
美·유럽 태양전지 설치 적극 권장 나서
2010년 30조원 규모 ‘꿈의 에너지’ 시장
박상철 삼성종합기술원 전문연구원
입력 : 2007.06.22 14:14
- 우주왕복선이 촬영한 국제우주정거장(ISS) 모습. 지난 10일 ISS와 도킹해 기기 보강 임무를 마치고, 19일 귀환길에 오른 미국 우주왕복선 아틀란티스(Atlantis) 호의 승무원이 지구의 지평선과 우주의 암흑을 배경으 로 ISS를 촬영했다. ISS의 양쪽에 붙은 네모 모양의 판이 이번에 새로 설치한 73m 길이의 태양전지 집열판이다. ISS는 태양전지로 필요한 전력을 얻는다. /로이터 연합뉴스
- 미·소(美蘇)간 우주개발 경쟁이 한창이던 1950년대. 소련은 미국보다 먼저 스푸트니크(Sputnik) 호를 우주 공간에 쏘아 올리는 데 성공했다. 미국은 서둘러 인공위성 개발에 나섰고 1958년 3월 17일 뱅가드(Vanguard) 1호 발사에 성공했다. 그러나 무게가 스푸트니크 호의 340분의 1에 불과해 빛이 바랬다. 그나마 미국에 위안이 됐던 것은 뱅가드 호의 전원 공급 장치로 태양전지를 최초로 실용화하는 데 성공했다는 점이었다.
■ 빛 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변환
태양전지는 1839년 프랑스의 과학자 베크렐(Antoine Henri Becquerel)이, 전해질 속에 담긴 2개의 전극에서 발생되는 전력이 빛에 노출되면 증가하는 현상, 즉 ‘광기전력 현상(photovoltaic effect)’을 발견하면서 비롯됐다. 태양전지는 이 현상을 응용해 태양의 빛 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바꾸는, 에너지 변환소자라 할 수 있다.
태양 빛은 파장이 짧을수록 에너지가 강하며, 길이에 따라 자외선(紫外線)과 가시(可視)광선, 적외선(赤外線)으로 구분한다. 태양 빛에서 가장 높은 에너지를 가진 자외선은 3% 밖에 안 되고, 가시광선(43%)과 적외선(54%)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태양전지는 이 중 에너지 강도(밀도)가 높은 가시광선과 적외선 중 파장이 상대적으로 짧은 근적외선(近赤外線)을 주로 이용한다.
태양전지는 빛을 비추면 전자가 방출되는 광전효과를 나타내는 반도체 재료로 만든다. 여기에 빛이 투사되면 마이너스(-) 전하를 띤 전자와 플러스(+) 전하를 띤 정공(正孔)이 각각 발생하고, 전위 또는 전하의 농도 차에 의해 전자는 음극으로, 정공은 양극으로 이동한다. 음극과 양극에 모인 전자와 정공을 이용해 전기를 만드는 소자가 바로 태양전지인 것이다.
■ 태양전지의 숙원, 효율향상과 원가절감
태양전지는 1960년대 들어 지상용 전원으로 공급되기 시작하면서 화석연료 대체 에너지로 각광받아 왔다. 1970년대 2차례의 석유 파동을 거치면서 선진국을 중심으로 태양전지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가 진행됐고,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해 온실가스 배출을 규제하는 교토 의정서가 2005년 2월 발효된 이후 관심이 더욱 커지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가격이다. 하늘에 떠 있는 태양을 무한정의 에너지원으로 이용할 수 있지만, 지구에 도달하는 태양 빛의 밀도가 낮은 데다, 발전량이 기상조건에 크게 좌우되는 점이 문제다. 이러다 보니 필요한 전기를 얻기 위해서는 많은 양의 재료가 필요해 태양전지의 재료비 비중이 51%에 이르고 있다. 현재의 비싼 가격을 낮출 수 있는 원가절감 기술은 그래서 긴요하다. 태양전지는 재료 사용을 줄이거나, 새로운 재료와 공정을 개발하는 방향으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3세대 기술까지 개발되고 있지만 아직 만족할 만한 수준의 성과는 내놓지 못했다.
1세대 태양전지는 결정질의 실리콘과 화합물을 주로 이용했다. 단결정과 다결정 실리콘 태양전지가 전체 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보편화돼 있다. 단결정 실리콘 태양전지는 결정이 고밀도·고순도여서 발전 효율(24.7%)이 높아 비싼 값임에도 대규모 발전시스템에 주로 사용되고 있다. 반면, 다결정 실리콘 태양전지는 저렴한 가격으로 주택용으로 이용된다. 갈륨아세나이드(GaAs), 인듐포스포러스(InP) 등 결정질 화합물을 이용한 태양전지는 효율은 우수하지만 가격 또한 몇 배 비싸서 지상용보다는 인공위성 등에 제한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2세대 태양전지는 고가의 웨이퍼(wafer·실리콘으로 만든 얇은 원판) 대신 유리나 플라스틱 기판에 재료를 박막(薄膜)화하거나 새로운 재료를 이용한 태양전지다. 가장 처음 개발된 비정질(非晶質·원자, 분자의 배열이 고르지 않은 물질)의 아모퍼스(amorphous) 실리콘 박막 태양전지는 두께를 이전의 100분의 1로 줄여 어려운 숙제인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하긴 했지만 효율이 떨어지고, 초기 열화현상이라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반면, 상대적으로 효율이 높은 비실리콘 박막형 화합물 태양전지의 경우 대량 생산공정 기술이 아직 개발되지 못한 상황이다.
2000년대 이후에는 태양전지 재료비를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는 대안으로 유기물 태양전지가 주목받고 있다. 식물의 광합성 작용을 응용한 염료감응형 태양전지와 유기물 반도체를 이용한 유기박막 태양전지가 대표적이다. 셀 효율이 향상되었으나, 상업적 응용 수준의 효율과 안정성은 부족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최근에는 3세대라 할 수 있는 높은 에너지를 흡수한 전자·정공인 핫 캐리어(hot carrier)를 이용한 태양전지 연구와 양자점(quantum dot·전자 운동을 제한하는 몇 나노미터nm 크기의 미세물질)의 양자구속(量子拘束·에너지 상태가 불연속적으로 되는 현상·Quantum confinement) 효과를 이용해 양자점의 크기별로 적층시킨 적층형 태양전지 등 태양전지의 이론적인 한계 효율(29%)을 뛰어넘는 고효율 전지가 개발되고 있다.
■ 태양전지 많은 기술적 진보 이뤄
일본 산요(Sanyo)는 단결정 실리콘의 양면에 비정질(非晶質) 박막을 형성, 박막 태양전지와 결정질 실리콘이 결합된 하이브리드 태양전지 연구를 통해 양산 단계에서 19.7%의 셀 효율을 얻었다. 작년에는 보잉 계열의 스펙트로랩 사는 적층형 화합물 반도체 태양전지에 집광장치(concentrator)를 사용해 40.7%의 효율을 달성했다는 보고도 나왔다.
태양전지 공정 기술 연구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박막공정 대신 화합물을 입자로 합성해 고효율의 셀을 대면적화(大面積化)가 용이한 프린팅 공정(NanoSolar) 연구를 비롯해 실리콘 웨이퍼나 유리기판이 아닌 플라스틱 같은 플렉서블 기판에 박막을 증착해 제조하는 롤투롤(roll to roll) 방식도 개발 중이다. 태양전지의 무게를 줄이고 기판을 휠 수 있어서 비행선과 건물 일체형 태양전지 제작이 가능하다.
지붕 위에 설치하는 전통적인 방식이 아닌 창문, 건축자재를 대신해 건물외벽에 부착할 수 있는 반투명의 태양전지도 개발되고 있다. 태양전지의 크기와 형태를 임의로 조절하는 ‘맞춤형 태양전지’시대가 도래하고 있는 것이다.
더 나아가 미국은 우주에 태양 발전시스템(Satellite Solar Power System)을 설치, 우주에서 생산된 전력을 지구상으로 공급하는 프로젝트를 구상 중이다. 또한 물을 전기 분해해 수소에너지를 얻는 반응에 태양전지를 이용하는 연구도 최근 전개되고 있다.
■ 선진국에선 태양전지 주택 적극 장려
일본은 신에너지 산업기술 개발기구의 주도로 ‘New Sunshine Program’을 통해 태양전지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은 친환경 에너지원으로서 태양전지 설치를 적극 권장하고 있다. 독일은 태양전지로 생산된 전기를 정부가 매입하는 방식(feed in tariff)을 운영하고 있으며, 미국은 2010년까지 100만 호의 태양주택을 건설하는 MSR(Million Solar Roofs Initiative) 프로그램을 시행 중이다.
이에 따라 2006년 태양전지 총 생산량은 2520MW로 전년 대비 40% 이상 증가세를 기록하며 큰 폭의 성장을 보이고 있다. 일본 샤프는 태양전지 생산의 17.2%(435MW), 독일의 Q-Cell은 10%(253MW)로 세계 1, 2위를 점유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 결정질 실리콘 태양전지를 중심으로 연구개발을 하고 있으나, 생산 및 투자 규모에서 선진국과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다.
환경에 무해하며 고갈의 염려가 없다는 점은 태양전지의 가장 큰 매력. 하지만 지금도 태양전지는 대중의 곁으로 성큼 다가오지 못하고 여전히 ‘꿈의 에너지’에 머물고 있다. 아직 경제성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반전기와 태양전지의 발전단가 격차가 2000년 10배 이상에서 최근 4배로 차이가 좁혀지는 등 태양전지가 대등한 가격 경쟁력을 갖추는 시기도 앞당겨질 것으로 전망된다.
10년 이내에 재생에너지가 전 세계 에너지 소비의 30% 가량을 차지할 것이다. 2004년 7조원에서 2010년 30조원으로 성장이 예상되는 태양에너지는 그 중 발전 가능성이 가장 유망한 분야다. 매장된 자원이 아니라 기술력이 에너지 강국이 되는 시대. 세상을 밝히던 태양이 세상을 움직이는 힘의 원천으로 바뀌고 있다.
'스크랩 > 사회/기술' 카테고리의 다른 글
국가인권위, 부안군민 상담 결과,"경제적 어려움, 대인 회피 후유증 크다" (0) | 2007.06.24 |
---|---|
민주노동당 ‘녹색파’ 세규합에 나섰다 지방의원 등 34인 ‘1천명 녹색정치선언’ 제안…"낡은 사고 벗자" (0) | 2007.06.24 |
“맛있게 먹었니?” 물으면 중산층 미국서 실생활 계급특성 이론화…‘계급이 모든 것 결정’ (2) | 2007.06.14 |
ISS, 곤충.씨앗 우주에 노출 실험 착수 (0) | 2007.06.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