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 찾으면 나온다. 그래서 더 무서운지도 모른다.
오랫만에 다시 읽으니 새로운 느낌이 든다.
http://www.haetal.net/kimsboard/kimsboard.cgi?db=gil&action=view&file=8798613.pl&re=1&no=230&p=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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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당과의 통합 협상의 사실을 밝힙니다
여러 동지들이 궁금하여 묻고, 저 자신도 앞으로의 논의를 위해서라도 정확한 사실을 밝혀 둘 필요성을 느껴 이 글을 씁니다.
지난 10.25 재보선 이후에 사회당과의 통합, 진보정당의 단일화의 필요성은 여러 동지들에 의해 제기되었습니다. 심지어 <한겨레> 손석춘 부장을 비롯한 여러 진보적 지식인들까지 나서서 통합을 촉구하는 글을 쓰기도 하였습니다. 그리고 권영길 대표님은 모든 기득권을 포기하고 재창당을 추진하겠다고 천명하고 1월 18일에는 '아들같은' 사회당의 원용수 대표와 대표회담을 열기도 하였습니다. 그리고 우리 당내의 재창당 논의에서 사회당과의 통합이 핵심이라는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2월 이후 한동안 사회당과의 통합 노력은 사그라들었습니다. 전반적인 재창당 논의도 실종되었습니다.
저는 원래 '지방선거 후 재창당'의 입장이었습니다. 그것은 지방 선거 전에는 합류할 수 없다고 저가 당시에 생각하던 경남의 자치연대나 울산의 송철호 변호사를 대표로 하는 시민적 세력을 비롯한 다수의 자치적, 시민적 세력들을 결집해서 재창당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었습니다. 물론 그러한 재창당 합의는 지방선거 전에 이루어 재창당 일정을 잡아놓아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우여곡절 끝에 송철호 변호사가 입당을 하고 경남에서도 김두관 군수가 민주당 행을 밝히면서 다수의 무소속 후보들을 지지하여 지방선거 후에 그들과 함께 재창당을 한다는 전략은 실효성을 잃게 되었습니다. 이로서 '사회당과의 통합'이 더욱 중요하게 되었습니다.
원래 사회당의 최혁 부대표와는 개인적 친분 관계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거의 만나지 못하다가 올해 초 통합 논의가 있으면서 편지를 주고 받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비공식적이고 개인적인 접촉이 있음을 저는 진작에 대표님에게 말씀드렸습니다. 그러다가 4월 들어 최혁 동지와는 몇 차례 만나면서 양당의 통합을 합의할 수 있는 조건을 검토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저가 최혁 동지에게 그 동안의 토론을 정리하여 하나의 합의문안을 제시하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아래와 같습니다. 여기에 양당이 합의를 하게 되면 5월 1일에 전격 발표를 하자는 제안이었습니다.
<새로운 진보정당의 창당을 위한 민주노동당과 사회당의 합의(안)>
민주노동당과 사회당은 진보정당의 통합을 바라는 내외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하여 지난 1월 18일의 양당 대표 회담 이후 논의를 계속한 결과 단순한 양당만의 통합에 머물지 않고 이념과 노선이 분명한 새로운 진보정당의 창당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다음과 같이 새로운 진보정당 창당의 원칙에 합의하였음을 밝히며 새로운 진보정당의 창당에 많은 진보세력과 근로대중이 참여해주시기를 호소한다.
1. 우리가 함께 만들 새로운 진보정당의 당명은 ‘푸른사회당(약칭 사회당)’으로 한다. ‘사회당’은 그 정치철학적 기초를 국가사회주의적 실패를 극복한 현대적인 사회주의와 아울러 생태주의에 두고 있음을 내외에 천명하고 강령에 명시한다.
2. '사회당'은 북한의 장기 집권 정당인 조선로동당을 비롯한 남북한의 어떠한 정당으로부터도 정신적, 물질적으로 독립적이다. 그러므로 한국 사회의 진보에 반하는 모든 정당들의 주장과 행동과 정책에 대해 가차없이 비판할 자유를 가지고 있음을 천명한다. 그리고 이러한 정신은 강령을 비롯한 모든 문서에 충분히 표현한다.
3. 5월 1일 양당의 통합과 새로운 진보정당의 창당을 선언하고 5월 15일까지 법률적 합당 절차를 마친다.
4. 5월 15일까지 민주노동당을 대표하는 5인과 사회당을 대표하는 5인, 모두 10인으로 ‘통합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사회당’의 강령과 당헌 당규의 기초, 정치방침과 선거 전략의 결정, 지방 선거 및 대통령 선거를 위한 선거대책본부 구성, 조직 통합 등 모든 중요한 문제에 대한 의결 및 집행의 전권을 ‘통합추진위원회’에 위임한다. 단 선거와 관련한 일상 업무는 선거대책본부에 일임한다.
5. ‘통합추진위원회’는 '사회당‘의 강령과 당헌 당규의 초안을 마련하여 2003년 2월에 이를 심의 채택하고 새로운 당헌에 따른 중앙당 지도 기관을 선출하기 위한 전당대회를 개최한다. 통합 전당대회를 열기까지는 ‘통합추진위원회’ 위원장이 ‘사회당’을 대표한다.
6. 6.13 지방선거의 승리를 위하여 인천시장 후보는 김영규 후보로 울산시장 후보는 송철호 후보로 단일화하고 서울시장 후보는 이문옥, 원용수 두 후보가 참여하는 열린 경선으로 후보를 선출한다.
7. 양당은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대의원대회를 개최하여 이러한 합의를 추인하는 양당 내부의 절차를 마무리 짓는다.
2002년 4월 30일 민주노동당 대표 권영길, 사회당 대표 원용수
이 안의 내용에서 저가 창작한 것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이미 연초에 통합을 추진할 때 우리 당내에서 나왔던 이야기들을 모았으며 다만 실제로 통합이 이루어질 수있는 방법을 찾았을 뿐입니다. 그리고 저 나름대로 평당원들이나 지지자들의 정서와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우리가 만들 통합 진보정당이 대중성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데 관심을 집중하였습니다.
이 안에 대해 최혁 동지는 6항을 제외하고 '거의' 동의를 하였습니다. 물론 개인적인 의견으로 동의를 한 것이고 만약 공식적인 논의가 시작되면 한자 한자 검토하고 수정할 것이라는 유보를 달기는 하였습니다. 그런데 6항에서 서울시장 후보 문제는 이미 연초의 통합 논의 과정에서 민주노동당이 서울과 인천 시장 후보는 사회당에 양보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전달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저는 그 당시와는 달리 이미 이문옥 후보가 출마를 선언한 지금 서울시장 후보 조정은 공공연한 절차를 거쳐서 해결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였습니다. 그러나 최혁 동지는 몇 달 만에 말이 달라진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4월 29일 아침 이 초안을 권영길 대표님에게 드리면서 비공식 협상의 전말을 보고 드리고 이제는 공식 접촉을 통해서 마지막 남은 문제, 서울 시장 후보 조정 문제를 논의해서 최종 합의를 추진해주십사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리고 이 초안을 우리 당의 공식 입장으로 채택해주실 것을 요청하였습니다. 저의 개인적인 제안이 아니라 당의 공식적인 입장이 될 때 사회당 측에서도 더욱 진지하게 검토를 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저로서는 실망스럽게도 29일 아침 상집 회의에 이 초안은 보고되지도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 이후 오늘까지 2주일이 지났지만 아직 아무런 공식적인 논의는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제 시간이 없습니다. 저는 사실 개인적으로는 서울시장 후보를 사회당 측에 양보를 해서라도 통합을 할 수 있다면 지방선거 전에 통합을 하는 것이 올바르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양당의 통합은 10년을 내다보고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당장에도 진보정당의 단일화는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가져올 것입니다.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2% 이상을 득표하고 울산시장을 당선시킨다는 목표를 달성하는 데에도 득이 된다고 봅니다. 물론 이문옥 후보는 포기하기에는 미련이 남는 가능성과 기대치가 있는 훌륭한 후보입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는 득실이 있기 때문에 이런 때는 불확실한 계산보다는 대의명분이 있는 쪽으로 결정하는 것이 올바르다고 봅니다.
물론 저는 서울시장 후보에 대한 경선을 거부하는 사회당 측의 입장도 완전히 이해할 수는 없습니다. 이왕 함께 만들 진보정당이라면 그 당이 한 표라도 더 많이 받기를 원하는 것이 상식 아닙니까? 저는 이렇게 전말을 밝히면서 마지막으로 양당의 지도부에 호소합니다. 아직도 늦지 않았습니다. 오늘 내일 결단하면 법률적 합당 절차를 거칠 시간 여유는 있습니다. 일선의 당원들이, 우리 진보정당의 지지자들이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생각해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모든 당원 동지들께서 이 문제에 진지한 관심을 가져주실 것을 호소합니다. 저는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이 글을 쓰면서 저 개인이 할 수있는 노력을 다하고자 합니다.
2002.5.13 주대환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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